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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175: 난 앞으로도 사람을 믿고,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악을 선으로, 사랑으로 갚을 것이다.

난 앞으로도 사람을 믿고,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악을 선으로, 사랑으로 갚을 것이다.
그렇다면 빈말, 즉,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나쁜가? 그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선을 가리는 그 사람의 세상이 잘못된 것이다. 그를 탓할 필요가 없다.
그저 그들을 사랑하고 선으로 돌려주며 그에게 죽은 나무와 같이 자리를 내어줄 것이다.

Sunday
11th October

삶은 선택이 되어지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하는 것도 맞다.
주어진 환경, 언어, 생각에 잠겨 눈을 감은 상태로 선택이 되어질 것인지,
그 모든 것들을 뛰어넘어서 내면을 향할 용기를 가지고 선택이 되어질 것인지.
‘무엇’이 아닌 ‘어떻게’는 어쩌면 이 말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난 확실한 정답을 모르며, 아는 것은 ‘나’라 불리는 존재 하나이다.

오늘은 봉사를 드린 뒤에 오랜만에 예배에 참석했다.
참고로 관심이 있던 분은 1달 전에 남자 친구가 생기셨다고 한다.
마음이 덜컹! 했지만.. 그저 마음가짐의 차이일 뿐, 현실은 달라지는 게 없다.
항상 지금에 있으려고 노력한다. 마음이 정돈되지 않지만 노력한다.
세상이 허락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만 믿고 나아갈 뿐이다.

오랜만에 다시 읽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설교 선집은 잘 읽히기 시작했다.
이제야 이해가 가는 말들이 많아졌다.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비이원론을 알게 된 후, ‘내가 있다’라는 감각을 현저하게 느낀 후,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완전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

하..여전히 마음이 혼란스럽구나. 지나가는 것인데..
내 것이 아님에도, 마음이 아프구나. 그건 ‘그것’이 이 육체를, 마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 고통을 더는 느끼고 싶지도 않다. 시작을 안다.
이제는 그 시작을 끊으려고 한다. 고통에 시작이 있다면 끝이 있는 것이니까.

  1.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Monday
12th October

어제 시작을 끊으려고 한다는 말은 취소한다.
그냥 무엇을 내 의지로 한다는 게 참 말이 안 된다.
의지란 건 없다. 그냥 일들이 절로 일어날 것이다.
모든 생각, 감정, 몸이 나의 것이 아니더라도, 난 그것들을 느낀다.
특히 감정을 부정하면 그건 허무주의가 되어 버린다.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고 내어주는 것이다.
기쁘면 기쁜 것이다. 사랑하면 사랑하는 것이다.
그것을 숨기려고 하거나, 감추려고 할 필요가 없다. 순수하게 받아들이자.
단지, 내 것이 아님을 인지하고, 없어지더라도 갈구하지 않고, 욕망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으로 존재를 증명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 또는 ‘하나님’ 또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무엇’이 알려지는 것 자체를 사랑하고 기뻐하니까.

그걸 이제야 깨닫는다. 늦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저 알맞은 때에 온 것이다.

아침에 일을 가기 전에 로마서를 다 읽었다.
바울 역시, 이 모든 개념을 알고 있었다. 그 시대에 그는 이 개념들을 알았다.

  1.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Tuesday
13th October

내게 있어서 사랑이란 뭘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설렘이나 긴장은 일시적이고 우연적인 감정에 불과하다. 그것은 사랑을 증명하지 않는다.
그런 일시적인 것으로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게 있어서 행복이란, 아무런 감정도 생각도 없는 편안함, 평강 그 자체이다.
그러기에 예전부터 말해온 내가 찾는 사람은 이와 같다는 걸 알았다.

편안함, 그 속에서 같이 있고 싶고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
그래서 난 지금까지도 빠른 만남과 연애를 선호하지 않는다.
2번의 실수가 있었고, 더는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상처를 주기 싫다.
외적이 아닌 내적으로 끌리는 사람. 감정과 생각 몸으로 하는 사랑이 아니라..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그런 사랑. 이해할 수 없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니까.

하..아침엔 교회 회장님과 카톡이 살짝 있었다.
하기로 했던 대화를 기억조차 못하시니, 빈말이었냐고 물었지만, 그것에 대해 대답을 하진 않으신다.
사실 빈말을 많이 하셨다. 노쇼하고 밥을 사준다고 했고,
내 목걸이를 지인에게 말 없이 줘서 커피를 사준다고 했고,
자기 얘기를 들려준다고 했고, 가까워지고 싶었단 말엔 조만간 대화하자고도 직접 말하셨다.

내가 멍청하고 미련한가? 아니다.
그분이 나쁘고 악인가? 아니다.
난 앞으로도 사람을 믿고,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악을 선으로, 사랑으로 갚을 것이다.
그렇다면 빈말, 즉,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나쁜가? 그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선을 가리는 그 사람의 세상이 잘못된 것이다. 그를 탓할 필요가 없다.
그저 그들을 사랑하고 선으로 돌려주며 그에게 죽은 나무와 같이 자리를 내어줄 것이다.

이건 내 의지로 하게 될 것이 아니다. 그저 일어나게 될 일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쓰고 난, 이 글 또한 붙잡지 아니하고 잊을 것이다.

만들고 있던 키링은 정말로 마무리 단계이다.
0.00g 초정밀 저울까지 사서 비율을 맞췄고, 검정색에 물 자국을 지우는 법도 알았다.
그리고 광택까지. 이제 정말 레진이 잘 굳기만 하면 끝난다.
얼른 3rd Season 제품들을 만들고 싶다!

  1.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Wednesday
14th October

27층 아파트가 오늘로 끝났다. 내일과 금요일은 쉬울 예정이다.
내가 가진 편두통이 편두통이 아니라, 군발두통인 것을 알아냈다.
군발두통이 오는 순간, 같은 방향에서 코 막힘과 눈에 부종이 생긴다.
애초에, 머리가 아픈 게 아닌 항상 눈 안쪽에서 누가 내 눈 윗부분을 꽉 누르는 느낌이었으니까..
고통이 심할 땐, 진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누워만 있는다.

어쨌든, 5시엔 작업실로 향했고, 어제 부은 세라믹 레진은 잘 굳어있었다.
여러 가지 실험을 했고, 드디어 완성했다!
하지만 처음인 작업이라 완벽하지는 않다. 사진용으로는 괜찮지만 팔 실력은 아니다.
해서 계속 뽑아낸 뒤에 지인들에게 나눠주며 연습할 예정이다.

작업을 끝내고 보니 시간은 9시에 가까워져 있었다.
정말 하나에 몰입만 했다. 요즘엔 의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고 하니, 시간이 잘 간다.

  1.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Thursday
15th October

오늘은 15층에 사무실만 하는 날이라 일이 일찍 끝났다. 11시?
작업실로 바로 가려고 했으나, 버스를 잘못 탄 바람에 그냥 집에 와서 밥 먹었다.
그리고 작업실로 향했다. Key Chain을 프린팅하고, 레진 작업을 다시 하고..
저녁엔 청년부 회장님을 잠깐 뵙기로 했다. 하지만 오늘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셨다.

자기 자신을 신실하지 않다고 저번 주일에 말씀하셔서 책을 드리려 했는데, 아쉽다.
노쇼를 하신 것이 아니라, 늦게 오셨고, 난 더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
대화하기로 하고 시간도 짧게 주셨으며 10분을 지각하시면, 난 할 말이 없다.
그래서 5분이 흘렀을 때, 카톡을 남기고 그냥 집으로 향하였다.

욕할 수도 있었다. 비꼴 수도 있었다. 그 잘난 회개를 열심히 하라고 말이다.
입으로만 하는, 행위로만 하는 그것들을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그분의 잘못이 아니다. 그분의 세계가 잘못된 것이다.
이젠 사건과 사람을 분류해서 보게 됐다.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해야겠다.

아마 이 일기를 다 쓴 뒤, 그냥 그분이 깨닫길 원하는 마음에 말해야겠다.
그리고 난 다짐했었다. 앞으로도 사람을 계속 좋아하고 믿고 기다리기로.
그건 의지로, 억지로, 자아로 하는 것들이 아님을 안다.
하지만 느낄 수 있다. 그들이 나이고 나가 곧 그들임을.
그러기에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고 믿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1.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Friday
16th October

아침엔 어제 신경이 쓰이는 일이 있어서 그런가….계속 나를 놓고자 했음에도, 몸이 헬스장으로 향하지 아니하였다.
그래서 그냥..깨어있는 상태로 눕고, 기도하고, 눕고 반복했다.
여기엔 뭐가 나의 의지였고 생각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생각과 마음, 의지를 비우고자 했음에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어쩌면 헬스장에 가려고 하던 게 내 의지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평소와 같이 일을 하였고, 물 호수 문제로 또 20분가량 늦게 시작했다.
계속 해봤던 방법들을 옆에서 뭐라뭐라 하고.. 나도 늦어서 감정이 계속 올라왔다.
그저 오늘 하루, 조금만 배려해주면 되는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도 하는 건데..
어떻게든 자기들의 편하려고만 하는 모습에 난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애쓰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계속 뭐라고 하니까 말이다.

난 깨어 있었다. 내가 결국 그들에게 뭐라고 했지만, 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다.
시작이 있다면 끝은 있으니까. 그래도 어떻게 다른 방법을 찾아서 해결하긴 했다.
일이 끝나니 12시였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장비를 챙기러 왔다.
난 집에 갈 수도 있었지만, 그냥 그들의 남은 일을 도와주고 집에 가기로 했다.
거기엔 어떤 계산도 없었다. 그냥 생각보다 몸이 먼저 도와주겠다며 반응했다.
밥도 못 먹었지만, 배고프지도, 지치지도 않았었다. 내 모든 걸 하나님께 맡겼기에.

그러기에 내겐 ‘배고프다’, ‘지친다’ 라는 언어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일을 모두 끝내니 2시를 넘겼고, 집에 와서 영어 공부와 일본어 공부를 마쳤다.
오전엔 교회 회장님에게 연락이 왔었다. 오늘 전화가 가능하냐며.
난 할 얘기가 없었고.. 계속 머리가 굴러가길래 생각하기를 멈췄다.
답장 역시 바로 하지 않고, 머리가 굴러가지 않을 때, 내 마음과 생각이 잠잠할 때 하였다.

그냥 편하게 전화하라고 말씀을 드렸고, 못 받으면 콜백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하련다.

  1. 감사합니다.
Saturday
17th October

아침에 일어났을 때, 청년부 회장님한테 카톡이 와있었다.
저녁 11시 30분에 전화 가능하다고.. 뭐 오늘 하려고는 했으니 인정한다.
그러곤 너무 늦은 것 같으면 오늘 전화 주신다고 하는데 주실까?
그냥 ‘네’라고만 답하였다. 딱히 뭔가를 더 붙이고 싶지 않았다.

운동을 하고 집에서 개인적인 일들을 본 뒤에 작업실로 갔다.
같이 일하는 동료 여자친구가 자기도 레진 작업을 해보고 싶다길래
내일 할 것도 뽑아놨고, 어제 동료가 부어 놓은 레진을 사포질 하였다.
전부 하진 못했고 큰 것 2개만 했는데, 어느새 3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일단 제품들은 전부 다 나왔고, 사진만 찍고 업로드 하면 된다.

오늘은 토요 기도 모임과 성전 건축 기도가 겹친다.
가기 전에 쓰는 일기인데, 아마 갈 것 같다.
이유는 없다. 정말 왜 가는 지도 모른다. 마음이 그렇고 몸이 그렇다.
생각으로는 가고 싶지 않다. 회장님 얼굴 보는 게 좀 그렇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그 무엇도 내게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신기한 건, 회장님에게 새로운 제품과 책 한 권을 주고 싶다.
새로운 제품은 괜히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과
책은.. 목요일에 이유를 적어놨으니까. 신실해지셨으면 좋겠다.
진정한 하나님 안에서. 세상 속에 계신 하나님이 아니라.

책 읽는 것을 도저히 끊을 수가 없다.
이제는 책이 필요하지 않지만.. 지식을 얻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 생각과 공감을 할 수 있는 것이 책밖에 없기에..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공감이 가서 읽게 된다.
그리고 그 공감이 너무 재미있다.

  1.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Key Chain
    • Finish

  • 상표 등록 (In Progress)
  • 2nd Season
    • Key Ch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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