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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167: 풍성한 나무들 속 죽은 나무

‘풍성한 나무들 속 죽은 나무 하나에 새들이 모인다.
죽은 나무는 모든 게 비어 있으며 뚫려 있으니 순수하다.
죽어서도 새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집이 되기도 한다.
많은 새가 있음에도, 고독하며 생기가 없다.
나의 시선의 문제인가?’

Sunday
16th August

확실히 루틴은 중요하다. 이건 고통 속에서도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유일한 것이다.
약속 잡기를 실패한 후.. 정신..멘탈이 아작났다.
해서 오늘 아침엔 일어나기가 싫었고, 계속 누워서 자고만 있고 싶었다.
교회도 굳이 가고 싶지 않았다. 마침, 비도 와서 러닝을 뛰지 않아도 됐다.
일기도, 오늘 할 일도 전부 어젯밤에 해 놨기에. 그냥 누워만 있고 싶었다.
하지만, 움직여야만 했다. 그리고 많은 우울한 사람들이 왜 잠을 더 자려고만 하는지 알았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잠은 곧 죽음의 예행 연습이라 했던가..
잠을 자는 것만이 유일한 도피처였다.

하지만 카페 봉사는 하나의 약속이었기에, 몸을 일으키고 나아갔다.
사실 오늘 하루는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축농증으로 인해 기침이 계속 나와서 몸 상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교회에 있는 내내, 아, 이젠 떠나야 할 때다. 라는 생각이 멈추지도 않았다.
가려고 했던 Retreat도 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허나, 이 모든 두려움과 불편함은 내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
그렇다. 실제로는 아무 일도 없다. 그저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그분은 아무렇지 않게 예배를 드리고, 사람들은 평소와 같이 행동한다.
나 혼자만이 아는 고통이지만, 나만 그저 깨어 있고 모든 것을 현상 또는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로 본다면 아무 일도 없는 것이다.

여전히 난 내 욕심과 욕망을 하나님의 말씀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한다.
다윗이 다른 나라를 침범하고 전쟁하여 나라를 크게 키운 것은 다윗의 욕심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텍스트로 담을 수 없기에.. 다만 다윗은 그 가슴속에 그것을 제대로 따른 것이다.
그게 욕심과 욕망이 아니라고 할지언정, 분명한 건 다윗 그 안의 목소리다. 그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예수님에 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모든 것을 놓아 주고 사는 것이 옳은 것이며 진정한 자유인가?
세속과 영적인 삶을 나누는 것 자체도 이원론적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할까?
그렇다. 다윗처럼 가슴속에 있는 그것을 따라가는 것. 하나님의 그 목소리를 따라가는 것.
그게 설사 그 어떠한 부정인 행위더라도, 그건 새 사람을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일 것이라 믿고 나아가는 것.
혹여나 어떠한 그 감정이 질투, 집착, 절망 등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다고 한다 해도 믿고 나아가는 것.
다만, 그게 진정 내 욕망과 욕심에서 비롯된 것인가? 그것을 분별하며 나아가는 것.
그저 믿고 나아가는 것. 예수님이 정답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그것이 정답이라는 것이라고 믿고 나아가는 것.
내 안에 있는 그것이 나를 만드시고 계시는 하나님이라는 것으로 알고 나아가는 것.
그저 믿는 것이다. 내 육체와 정신이 파괴되더라도 그건 옛사람의 나를 부수고 새사람으로 만들려는 하나님의 뜻이라 믿으며.

  1. 아버지, 혹여나 제가 틀린, 잘못된 통찰을 얻었다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면 부디 저를 붙잡아 주시기를.
Monday
17th August

이젠 그저 내 안에 열망을 따라간다.
모든 불안, 질투, 상대방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생각, 그냥 느끼는 모든 것들은 모두 이미지이다.
마야이다. 현상이다. 누군가가 나를 욕하더라도 세상은 바뀌는 것이 없다.
그저 내 관점과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내가 사는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천국과 지옥은 내 관점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바뀌는 것이다.
외부의 힘에 엮여서 살아갈 것이냐. 내부의 힘에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냐.
즉, 세속에 엮여서 살아갈 것이냐, 아버지에게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냐.
아니, 이원론이 아니다. 세속 안에서 아버지에게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냥 한다. 졸지 말라. 지혜는 경험에서 온다. 진리는 내가 살아가고 경험하는 것이다.
그 어떤 책도, 글도, 어떠한 말도 아니다. 내가 겪는 것. 내가 살아가는 것.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아버지 안에서 깨어 있는 상태로 받아내는 것.
그러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명랑함과 초연함을 잃지 않으며 바꿀 수 없는 것들 역시 받아들이며 의연하게 살아가는 것.
그러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어 용기를 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경건함으로 사람들에게 귀감과 영감과 감동을 주어 아버지를 알게 하는 것
.
그리고 얻은 것을 아버지의 영광으로 다시 베풀고 나누는 것.
이 모든 것들을 해야만 한다고 나 자신을 정의하지 말 것.
난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며 특별한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유리알 유희의 인용문을 곁들이자면..
“자신에게는 그토록 명확해 보이는 것, 즉 이번에 그가 취한 행동의 ‘자의’가 사실은 봉사이며 복종이라는 것,
그가 향해 가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새롭고 낯설고 불안한 구속이라는 것,
자신은 도망자가 아니라 부름을 받은 자로서 가는 것이고,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복종하는 것이며,
주인이 아니라 희생물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분명히 밝히고 증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중략) 비록 가는 것이 아니라 인도받아 가는 것일 뿐이고,
제힘으로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을 두고 주위 공간이 선회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해도,
미덕은 여전히 남아 그 가치와 매력을 지니고 있었으니,
그것은 부정하지 않고 긍정하는 데에, 회피하지 않고 복종하는 데에,
그리고 아마 어느 정도는 자기가 주인인 양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하는 데에,
인생과 자기 현혹, 즉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듯 보이는 이 삶의 환영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데에,
이유도 모르는 채일지라도 기본적으로 알려고 하기보다는 행동하되, 또 정신적이기보다는 본능적으로 하는 데에 남아 있었다.”

  1. 아버지, 감사합니다. 아버지가 주신 통찰일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버지가 주신 이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자 합니다.
    모든 건 아버지의 안에서 아버지의 뜻을 따라 움직일 것임을.
Tuesday
18th August

Wednesday
19th August

힘들다. 그냥 어제 그분과 거의 토론했다.
그리고 결국엔 내가 깨달은 얘기를 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하실 거란 판단이 내려졌다.
아버지는 아마 이걸 알려 주시려고 했던 것일까?
그분이 잘못되었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저 노자와 같이, 예수님과 같이 이해하는 이가 없으니 슬플 뿐이다.
난 그렇다고 해서 말을 잘하는 것도, 남을 설득하는 데 재주가 있는 사람도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젠 누군가에게 내가 통찰한 것들에 대해, 깨달은 것들에 대해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냥 그들이 행복하다면, 그게 정답이다. 서로가 맞고 틀린 건 아니니까.
그러기에 난 이상한 마음을 갖지 않으려고 애쓰려고 한다. 물론 유혹도 있고, 그런 마음은 언제나 내게 또 올 것이다.
이게 그분에게 까여서 그런 게 아니다. 그분은 그냥 날 하나의 청년으로 봤을 뿐이었다.
난 그냥 동등한 위치에서 만나려고 애를 썼고, 그분은 회장과 청년의 위치에서 봤을 뿐이었다.
그걸 떠나서, 이번 대화의 오고감을 통해 알았다. 그분은 내가 가진 것에 대해 인정하지도, 이해하지도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겐 도, 누군가에겐 등불, 누군가에겐 진정한 자아, 누군가에겐 비슈누 또는 아트만, 누군가에겐 아버지 또는 주, 누군가에겐 예수님.
각 종교의 경전은 단지 지침서다. 이걸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는 척을 할 뿐, 완전히 이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 노자는 왜 고독했을까. 예수님은 왜 고독하셨을까.
진정한 사랑이란 특출난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 모두를 평등하게 대함으로써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이성을 향한 사랑은 사치이며, 나를 옭아매는 하나의 사슬이 될 수도 있다.
친구를 만드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저 모두를 같은 존재로서 바라보고 대하는 것. 그게 평등이고 사랑이다.

이제는 그분과의 대화가 가능할까? 아.. 이런 고민은 캐나다에서 했던 적이 있던 바이다.
그리고 결국 한국에서 만났을 때, 난 많은 얘기를 그녀에게 하지 못했었다.
아마 같은 결과로 흘러가는 건 아닐까? 인생은 하나의 패턴이고 반복이기에..
허나 또 반대로 그걸 깰 힘을 아버지께선 주시기에.. 미래를 알 수가 없구나.

메테오 귀걸이에 레진을 넣었는데, 색깔이 눈에 띄지 않고 너무 애매하다.
너무 아주 무난한 귀걸이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눈에 띈다면 또 너무 촌스러워지고..
방패는 다시 목걸이로 돌아왔다.
Y 레이어드 목걸이 느낌으로 가려고 하는데.. 하 이것도 하려니 할 것들이 다시 많아지는구나.

  1. 아버지, 감사합니다.

Thursday
20th August

하..덥다. 요즘 뭔가 기분이 꿀꿀하다.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기운이 나지 않았다.
아침에 종로를 다녀온 후, 딱히 다른 점은 없었다.
메테오 귀걸이는 레진 색이 너무 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싶지만..
그대로 가는 게 맞을까 싶기도 하고..

그분과의 대화는 내일 이뤄질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내 실수이며 잘못이다. 아마 난 공적인 만남과 사적인 감정을 동시에 갖고 있던 터였다.
그러기에, 그분은 공적으로 모든 걸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가 공적인 목적으로 그분을 불렀으니까. 하지만 가까워지고 싶다는 사적인 감정을 갖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기에, 사과해야겠다. 그리고 그냥 물러설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내 EGO이지, 내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은 아니다.
그러기에, 내가 무슨 선택을 내릴지 모르겠다. 아무 말씀도 없으시기에.

  1. 아버지, 감사합니다. 제 부족한 점을 짚어주셔서.

Friday
21st August
Friday
21st August
Friday
21st August

Saturday
22nd August
Saturday
22nd August

어제와 오늘은 Retreat에 다녀왔다.
전반적으로 재밌었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내가 남을 위해 봉사를 할 때였다.
설거지하고, 고기를 구워 줄 때. 당시엔 느끼지 못했지만, 보상 없이 타인을 위한 자연적인 행위는 날 만족시킨다.
이런 게 바로 노자, 예수님, 그리고 많은 영적인 스승들이 원하는 사람의 모습과 세상이 아닐까?
사람들은 내가 바라보는 이상향처럼 모든 사람이 그런 삶을 찾는다면 세상은 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 이뤄진 퀘이커교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18세기엔 중요한 농업 및 상업의 중심지가 되기도 하였다.
모든 종교는 각자의 신앙과 양심에 따라 자유롭게 살아간다.
허나, 사람들의 사리사욕, 즉 토지를 원주민에게서 다 가지려고, 개인의 사적 이익을 더 증가시키려고 하는 마음.
그것으로 인해 붕괴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종교인들만이 아니라, 종교인이 아닌 이민자들까지 다 받아들였기에 사고가 난 것이다.
종교인들에겐 종교마다 지침서가 있다. 중요한 하나의 뜻으로는 ‘자아를 지우라’이다. 즉 욕심과 욕망을 지우라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민자들에 의해 펜실베이니아의 실험 실패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어쨌든, 그런 재미가 있었으며, 실망한 점은 역시 나에게 있었을 뿐이다.
그저 그분과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 대화하자고 말도 꺼내지 못한 것.
만약 그분에게 실망한 점이 있다면, 항상 말만 하신다는 것.
이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으셨던 것일까? 이제 정말 교회에는 그 어떤 미련도 남아 있지 않다.
아마 그분과 친해지고 싶었던 게, 내 마지막 미련이었다. 물론 예배가 1순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배는 청년부가 아니어도 되며, 꼭 교회에서 이루어지지 않아도 된다. 장소가 아닌 마음이 중요하니까.

오늘 아침에 일어나 앉아서 나무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 나무는 죽은 나무였고, 주변엔 풍성한 나무들이 많았었다.
‘풍성한 나무들 속 죽은 나무 하나에 새들이 모인다.
죽은 나무는 모든 게 비어 있으며 뚫려 있으니 순수하다.
죽어서도 새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집이 되기도 한다.
많은 새가 있음에도, 고독하며 생기가 없다.
나의 시선의 문제인가?’

  1. 아버지, 감사합니다. 제게 마지막 퍼즐을 주신 것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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