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GTBL.PL, 채소에서 시작된 하이퍼 듀오
vgtbl.pl은 폴란드에서 나온 듀오로, 원래 Franek Warzywa와 Młody Budda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두 사람이 새롭게 정리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이름이다.
구성도 명확하다. Franek Warzywa가 보컬을 맡고, Młody Budda가 프로덕션과 악기 연주를 담당한다.
이들을 단순히 하이퍼팝 듀오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본인들은 Bandcamp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아예 vegetable hyperpop jazz punk라고 표현한다.
실제 음악에서도 하이퍼팝, 펑크, 재즈, 테크노, 브레이크비트와 기타 음악이 충돌하듯 섞인다.
이들의 정체성을 이해하려면 이름부터 볼 필요가 있다.
Franek Warzywa에서 Warzywa는 폴란드어로 채소라는 뜻이다.
초기에는 시장에 가거나 버섯과 감자를 캐는 것 같은 엉뚱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음악으로 만들었고, 공연 관객들이 실제로 대파와 토마토를 들고 나타나는 식의 독특한 팬 문화까지 생겼다.
2025년 9월 19일 공개된 Vegetables Worldwide는 현재 vgtbl.pl을 이해하는 핵심 앨범이다.
특히 이 앨범에서는 폴란드라는 정체성을 인터넷 시대의 유머와 뒤섞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쇼팽에서 브라질리언 펑크로 넘어가고, 메탈이 갑자기 스무스 재즈로 변하며, 부드러운 멜로디 사이로 브레이크비트가 튀어나오는 식이다.
밴드 측 역시 앨범을 장르들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충돌하는 음악으로 설명한다.
vgtbl.pl의 재미는 음악과 캐릭터를 따로 떼어놓기 어렵다는 데 있다.
채소, 폴란드, 인터넷 밈, 일부러 조악해 보이는 비주얼, 과장된 퍼포먼스가 음악과 함께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룬다.
하지만 그런 이슈만으로 이들의 음악적 능력을 과소평가할 수도 없다.
그들이 내는 사운드는 본 에디터의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