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와 협업했던 성률 새 개인전 《Cloud 9》개최
여름의 풍경과 청춘의 기억을 그려온 작가 성률이 새로운 개인전 《Cloud 9》으로 관객을 만난다. 전시는 8월 20일부터 9월 19일까지 갤러리조은에서 열린다.
성률의 작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여름’이다.
푸른 하늘과 짙은 녹음, 빛과 바람이 머무는 풍경 속에 인물을 배치하고, 한때 지나갔던 시간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이 그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대표작 《여름 안에서》 역시 이러한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작가는 일상의 풍경을 통해 성장과 기억, 상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왔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Cloud 9》는 영어권에서 ‘더없이 행복한 상태’ 또는 ‘황홀한 기분’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동시에 작가의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해 온 하늘과 구름이라는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이번 《Cloud 9》에서는 성률이 오랫동안 다뤄온 풍경과 기억의 세계가 또 다른 방향으로 확장된다.
특히 구름과 하늘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작품 속 정서와 시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이미지로 읽힌다.
현실의 구체적인 장소를 바라보던 시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추상적이고 감각적인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그의 그림에서 흥미로운 점은 밝고 아름다운 풍경 안에 반드시 다른 감정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강렬한 햇빛과 푸른 하늘은 단순히 청량한 여름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풍경은 지나가 버린 시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순간, 그리고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는 상실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성률의 작업은 처음에는 ‘예쁜 그림’으로 다가오지만, 오래 바라볼수록 조금 다른 감정을 남긴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기쁨과 그 풍경이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쓸쓸함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성률 특유의 감각이 ‘여름’에서 ‘하늘’로, 그리고 기억에서 보다 현재적인 감각으로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성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하고 그래픽 노블과 일러스트레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해 왔다. 특히 《여름 안에서》로 제16회 일본국제만화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회화, 드로잉, 애니메이션, 다양한 협업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확장해 왔다.
《Cloud 9》은 그런 성률의 변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장면을 보여준다.
여름의 기억을 바라보던 작가가 이제 시선을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옮긴다.
구름 사이로 지나가는 빛처럼 붙잡기 어려운 순간들, 그리고 우리가 한때 가장 행복했다고 기억하는 시간들을 향해서다.
전시명 《Cloud 9》
기간 2026년 8월 20일~9월 19일
장소 갤러리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