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 #95
24.March (월요일)
이제 어느 정도 블로그 단장도 끝났고, 다시 여정을 작성할까 한다.
여전히 어떤 생각도 들지 않는다. 멈춰 있는 건가, 슬럼프가 온 것인가?
내 장점은 꾸준함이다. 물론 완벽하게 꾸준하진 않다.
이렇게 여정을 많이 빼먹기도 하고, 가끔은 어떤 일들을 귀찮다는 이유로 예정보다 적게 하기도 한다.
일단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편이니.. 근데 이 장점은 참 막연하다.
좋은 장점일까? 꾸준히 한다고 하지만 내게 도움은 되고 있는 걸까?
물론 미래를 보면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미래를 보고 지금을 유지하기엔 이제 힘이 든다.
사실 막연하기도 하다. 누가 알아주는 장점도 아니다.
남 보기 좋으라고 사는 건 아니지만.. 나도 누군가 알아주는 특출난 재능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후회나 탓, 아니면 뭐 욕심, 욕망, 바람, 이런 걸 품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잠이 몰려온다. 8시 30분인데…
29.March (토요일)
아침부터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응어리가 있었지만 이게 뭔지 몰랐다.
한국과 캐나다, 어디 있든 중요하지 않다. 내가 무얼 하느냐가 중요하다.
캐나다에서 남아 일을 한다면, 그 미래를 뻔히 예상할 수 있었다.
난 이미 1년을 여기 넘게 살았고,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말을 섞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또 일을 구해서 여러 가지를 한다고 한들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저 9-5, 운동, 일과 정리… 너무 훤히 보였다. 누나는 내게 말한다. 남들과 똑같이 살라고.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왜 넌 안 하냐고… 그게 정석 루트라고, 그렇게 성공하는 거라고…
남들도 다 그렇게 시작한다고… 난 그렇게 말하는 누나가 너무 싫었다. 누나가 나를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계속 고민을 했다. 내 유일한 친구와 통화도 하며 얘기했다. 난 이 친구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그리고
쪽팔리기도 하다… 내가 보이기 싫은 모습까지 다 보여주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너무 민망하고 멋이 없다.
하지만 이 친구에겐 이상하게 내가 내 자신을 보이게 된다. 사실 밴쿠버에 남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것 같았다…
이 응어리는 뭘까… 대체 어떤 걸 고민하는 걸까? 뭐가 문제일까? 정말 이 친구를 못 볼까 봐?
그럼 배제하고 생각해 보자. 진짜 남을 이유가 없네…? 그럼 이 친구인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2~3시까지…
루틴을 지켜야 한다며 다시 나를 억지로 의자에 앉히고 캐드를 만지다가, 문득 액세서리를 하던 지인이 생각났고, 전화를 하였다.
난 함께하자고 하였고, 그 지인은 OK 했다. 내 디자인을 보여주고 설명하고,
비즈니스에 관해 얘기할 때 난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난 한국에 가야겠다고,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귀신같이 응어리가 사라졌다. 친구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난 한국으로 떠난다고 말하였다.
근데 신기하게도 정말 눈물이 났다. 지금 이 일기를 쓰면서도 울컥하고 눈물이 나온다.
진짜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본능적으로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이 친구를 볼 일이 없다고 느끼는 걸까?
그래서 슬픈 건가? 아니면 정말 내가 이 친구를 좋아했었고, 내가 애써 부정을 하고 있었던 걸까?
잘 모르겠지만, 난 이 친구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 같다. 두 번은 못 본다고 해도 이 친구가 잘 살아갈 걸 알고,
끝은 결국 행복과 평화로움 속에서 지금처럼 지금을 사는 친구일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