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월요일)
누나가 중고 프린터를 사왔다.
저번에 내가 중고로 사자고 했을 땐 그렇게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11월에 주문한 실링 왁스가 도착했다.
1월에 배송사에서 내 물건을 잃어버려 오지 못했고, 여기선 내게 30% 환불과 다시 보내준다고 했었지만,
이 사람들의 잘못이 아닌 것에 책임을 물기 싫었다. 그래서 그냥 다시 보내달라고 하였고
오늘에서야 도착했다. 급한 물건도 아니었고, 언젠간 다 나에게 오게 돼있다.
인생이란 이런 게 아닐까.. 내가 신호를 보내면 때에 맞춰 올 것이다. 느리든 빠르든 중요한 건
내 마음의 여유이다. 사업 역시 마음을 다스리기로 했다. 여유가 없었다.
모든 건 다 나를 위해 움직인다.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억지로 할 필요 없다. 마음이 이끄는 건 사업이다. 그것만 바라보면 된다.
힘 빼지 말자.
2.25 (화요일)
그냥 포기하면 다 편하지 않을까..
사람은 죽음 뒤를 모르면서 왜 죽음을 죄로 단정 지었을까?
그 뒤엔 뭐가 있을까? 내가 무언가를 이룰 주제는 될까?
우울증도 아니고 조울증도 아니다.
여기가 지옥이고 죽음 뒤가 천국일수도 있지 않을까?
잘 모르겠다. 이젠 짜증도 나지 않고 화도 나지 않는다.
제대로 놓아준 건가, 아니면 감정이 무뎌 진 건가
지금의 내가 부정적인 건 아니지만, 항상 긍정적일 수도 없다.
2.27 (목요일)
사업은 없던 일로 됐다.
아침부터 뭔가 언젠가 한국에 돌아갈 거 같긴 한데.. 라는 느낌이 오긴 했다.
누굴 탓 할 수도 없는 문제이다. 전적으로 내가 했어야 했다.
좋아하는 일도 아니었다. 잘하는 일이라서 하려고 했었다.
누나에게 아침에 그 말을 들었을 때 많은 감정이 몰려왔다.
실패한 것도 아닌데, 시작한 것도 아닌데, 눈물이 나왔었다.
아마도 많은 기대가 한 번에 무너져서 아닐까? 내가 밴쿠버에 다시 돌아온 이유는 하나였다.
작년 7월에 사업을 하자고 했을 때, 바로 OK 가 떨어졌고, 10월에 바로 돌아온 것이다.
담배를 줄였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담배를 계속 피게 됐다.
누나가 얘기를 하자고 했고, 그녀는 내게 일일히 설명해주었다. 난 계속 말했다, 신경 쓸 일 아니라고.
다 이해하고, 굳이 신경 쓸 필요 없다고.. 그리고 사업 얘기가 나왔을 땐 난 결국 누나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더 이상은 얘기하고 싶지 않았고, 난 그만 얘기하자고 했다.
운동을 하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했다. 전단지라도 돌려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누나 말 대로라면 1~2명도 연락이 안 올거니까, 안 돌릴 이유가 없었다.
막상 챙기고 돌릴 지역에 도착하니 겁이 났다. 혹시나 연락이 오면 어떡하지 하고..
뒷감당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냥 해’ 라는 말이 필요했고, 난 이 친구가 그 말을 나에게 해줄 걸 알았다.
역시나 내가 원하던 대답을 해줬다. 그리고 내가 다 돌릴 동안 계속 대화를 해주겠다고 했다.
서로 많은 얘기를 하면 할 수록 난 전단지를 돌려야 하는 이유를 잃어만 갔다.
6~7장 돌렸을까, 난 마음을 접기로 했다. 난 이 일을 실력이 있기에 하고 싶던 거지,
좋아서 하고 싶던 게 아니었고, 시작한다면 나보단 투자자인 누나에게 더 부담감을 줄 것이며,
무엇보다 난 혼자서 이 모든 걸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고 무서워졌었다.
그리고 밴쿠버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 나는 한국에 갈 것이라고 했다. 아마 3월 초에.
애초에, 난 캐나다에 온 이유도 없었다. 그렇다고 또 지금 한국에 갈 이유도 없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내가 가야할 곳은? 내가 존재 하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이 친구는 내게 3가지의 질문을 줬다. 이 질문을 끝낸 뒤 너가 있을 곳을 정하라고.
모든 효율적인 면을 고려했을 땐 당연히 한국이겠지만.. 사실 난 이 친구와 좀 놀고 싶다.
미친놈인가.. 어쨌든, 집에 돌아와서 친구가 준 질문들을 생각해보았다. 어느정도 답은 나왔지만..
그 이후는 나도 잘 모르겠다 ㅎ 오늘은 몸도 정신도 너무 피곤하다.